재계, 기업인들의 각별한 스포츠 사랑 "협회장은 나의 것"
재계(財界)의 스포츠 사랑이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대기업 회장 등 최고경영자가 각종 체육단체·연맹의 수장 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명분과 함께 '소속 회사의 스포츠 마케팅' 뿐만 아니라 '국내·외 국민적 행사 참여'라는 여러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소속 약 58개 종목단체 중 절반에 가까운 45% 정도가 기업인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비인기 종목에 장기 투자를 함으로써 국민체육 진흥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일부 종목이 특정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 수단으로 여겨지는 단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최근 "올해 스키협회에 20억원을 출연하는 등 2020년까지 1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회장은 작년 11월 대한스키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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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1월17일 김종덕 문화체육부 장관(오른쪽)과 허승은 국가대표 스키 코치(가운데)와 함께 용평 알파인 경기장을 찾은 모습 |
신 회장은 최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을 찾아 스키 코스를 둘러보고, 선수들의 해외 훈련을 확대하고 맞춤형 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지원을 약속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협회장이던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지만, 최 회장이 구속되면서 SK텔레콤 한정규 부사장이 협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SK의 핸드볼 사랑은 남다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08년 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하며 핸드볼인들의 숙원인 전용경기장을 건립해 기부했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 형인 최신원 SKC 회장 역시 여자 핸드볼 주니어 선수단을 지원하고 있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후임에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임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대표는 지난 해 말 승마협회장 사임을 밝힌 상태이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는 승마 국가대표 출신으로 작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삼성은 오는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대한승마협회 대의원총회에서 회장사 취임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은 1995년부터 2010년까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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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빙상경기연맹 김재열 회장 |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사위이자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남편인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김재열 사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도전할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재열 사장은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2년부터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를 맡았고, 이후 12년간 105억원의 사격발전 기금을 지원했다. 김승연 회장이 직접 제안해 민간기업이 후원하는 최초의 사격대회인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도 2008년 창설됐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지난 1985~1997년간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고, 1997년부터 지금까지도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도 부친에 이어 지난 2005년 9대 회장에 오른 이후 양궁협회 회장직을 연임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 특별위원회 위원,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2013.1~2017.1) 동아시아축구연맹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달 초 ▲각급 대표팀 경쟁력 강화에 초점 맞춘 제도 개선 ▲경기 공정성 저해하는 심판 문제 개선 ▲프로축구 승강제 확대 ▲유소년 축구 투자 등 4가지 핵심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비인기 겨울종목인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를 지원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2011년부터 평창 동계올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대한민국 봅슬레이·스켈레톤 경기연맹과 메인 스폰서 후원계약을 맺었다. 국가대표 선수단의 국내외 훈련비 및 썰매 구입비로 8년동안 매년 3억원씩, 총 24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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