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영원무역 통해 글로벌 스포츠용품 브랜드 인수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글로벌 스포츠용품 브랜드 확보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영원무역의 해외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영원무역은 노스스페이스의 국내 론칭 등을 통해 국내 스포츠의류시장에서 업계 1위에 올라있는데 최근 아웃도어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자 해외로 눈을 돌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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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
영원무역은 글로벌 자전거업체인 스위스의 스캇코퍼레이션 주식 375만1250주를 1085억3천만 원에 취득했다고 26일 밝혔다. 영원무역이 이 회사의 지분을 사들인 것은 2013년 이후 두 번째다.
영원무역은 스캇코퍼레이션의 전체 지분 가운데 20.1%인 주식 250만 주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지분을 확보해 지분율이 50.01%(625만1250주)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스캇코퍼레이션은 스위스의 아웃도어기업인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55국에 진출해 있다.
스캇코퍼레이션은 자전거가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밖에 스키폴, 모터사이클 등 고가 스포츠용품과 의류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자산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3987억 원이다.
스캇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 5640억 원, 순이익 188억 원을 기록했다.
영원무역이 글로벌 스포츠용품시장에서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은 국내 아웃도어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아웃도어시장 규모는 지난해 8조 원 가량으로 2013년에 비해 13.7%가 느는 데 그쳤다. 그 이전까지 성장률이 20%대였는데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영원무역은 해외 스포츠용품시장에서 성장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 지난해 3월에도 미국에 95억 원을 들여 마운틴서미트홀딩스를 세우고 미국의 아웃도어업체인 아웃도어리서치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세계시장에서 스포츠 브랜드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영원무역은 1974년 설립 이후 주문자부착생산(OEM)으로 성장을 해 온 이른바 ‘무명’ 브랜드 회사다. 뛰어난 품질력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영원무역은 이런 상황에서 내수시장이 갈수록 위축되자 해외진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데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걸려면 브랜드 인지도를 갖추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아웃도어기업이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기 쉽지 않다”며 “해외 브랜드를 인수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이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원무역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연구원은 26일 “영원무역과 스캇코퍼레이션은 자전거와 자전거의류사업을 수년 동안 함께 해온 파트너 관계이며 이번 인수를 통해 스캇코퍼레이션 브랜드 사업의 지역 확장뿐 아니라 자전거 및 아웃도어, 유관사업으로의 브랜드 사업 확장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영원무역이 과거 높았던 마진 수준을 지키기 어렵겠지만 사업다각화와 시너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단기 호재임에 분명하다”고 밝혔다.
영원무역 창업자인 성기학 회장은 지난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에 취임해 국내 섬유패션업계를 이끄는 중책도 맡고 있다.
그는 “섬유패션업계의 저력과 내공은 극복 못할 불황도 없다고 본다”며 “업계 모두가 새해에도 강한 신념을 공유하며 사즉생(死卽生) 각오로 전력투구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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