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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산업동향

제목 공 안 던지고도 스트라이크 선언?(2015.03.11)
첨부파일
작성일자 2020-07-16

공 안 던지고도 스트라이크 선언?




[장달영의 LAW&S] KBO 야구 스피드업 룰, 빠른 경기 진행 좋지만 너무 가혹한 규정일 수도



프로야구 KBO리그 2015 시즌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가 한창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도 마찬가지이다. TV와 모바일을 통해 국내 야구팬은 KBO리그와 MLB를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는데, KBO리그와 MLB의 선수들이 착용하는 모자, 유니폼을 보면 뭔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알고 있는 팬들도 있겠지만 바로 스폰서 기업 로고의 부착 여부이다. KBO리그 선수의 모자(옆면)와 유니폼(소매)에는 구단을 후원하는 기업의 로고가 부착되어 있다. 반면 MLB 선수들의 모자와 유니폼에는 MLB 로고, 제조사 로고 이외에는 일절 기업의 로고가 없다. MLB ‘유니폼 룰(Uniform Regulations)’은 모자와 유니폼에 상업적 로고의 부착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MLB가 그러한 ‘클린 유니폼(Clean Uniform)’ 정책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인데, 그 중의 하나는 야구 상품 소비자인 팬에게 시각적으로 편안한 관람과 시청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모자와 유니폼 여기저기에 상업적 로고가 있다면 관중과 시청자들은 로고 인식을 강요받고 경기 시선 집중에 불편을 느낄 수 있다. 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팬들도 있겠다. 아무튼 MLB 경기를 관람하고 시청하는 팬들은 깨끗한(?) 경기 장면을 볼 수 있다. 참고로 MLB 선수들의 야구화를 보면 구단 선수들 모두 동일한 색깔의 야구화를 싣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또한 유니폼 룰이 구단이 지정한 색깔이 신발의 51%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MLB의 팬 중심‧위주의 야구 룰이 부러웠던 나로서는 최근 KBO가 채택한 ‘스피드업’룰이 반가웠다. 작년 12월 말에 발표되고 2015년 시범경기부터 적용되고 있는 스피드업 정책의 주요내용은 이렇다. (1) 이닝 중 투수 교체시간을 2분45초에서2분30초로 단축한다. (2) 타자 등장시 BGM은10초 이내로 하고, 타자는 BGM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들어와야 한다. 위반 시 투수에게 투구를 지시한 후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3) 타자의 불필요한 타임을 불허하고, 타자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대회요강에 명시된 예외가 인정되는 경우 제외) 최소 한발은 타석 안에 두어야 한다. 위반 시 투수에게 투구를 지시한 후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 (4) 타자는 볼넷이나 사구(데드볼)시 뛰어서1루로 출루하고, 보호대는 1루에 출루한 후 주루코치에게 전달한다.(부상시 제외) (5) 감독 어필 시 수석코치 동행을 금지하고, 위반시 해당 코치를 퇴장시킨다. 이 룰이 제대로 시행이 된다면 몇 분이라도 경기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그 보다 불필요한 경기 이외의 시간을 없애 야구장을 찾은 관중과 TV 시청자들에게 속도감 있는 경기를 선사한다는 점에선 팬 중심‧위주의 옳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부에선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 시범경기에서 몇 선수는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는 최소 한발은 타석 안에 두어야 하는 점을 잊고 주심의 스트라이크 선언으로 삼진 아웃 당하였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스피드업 룰이 너무 지나쳐 선수에게 가혹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낸다. 다른 한편으로는 9회말 2사 만루 같이 중요한 상황에서 스피드업 룰 위반으로 승부가 결정된다면 야구의 본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한다.



틀린 얘기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피드업 룰의 취지가 좀 더 빠른 경기 진행을 담보하고 이로 인하여 불필요한 경기 지연을 막아 팬들에게 좀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조금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감수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처음에는 선수들에게 다소 생소하고 무의식적으로 위반하는 경우가 생길지 몰라도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닐 듯 싶다.



다만 스피드업 룰 내용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타자가 10초 이내의 BGM이 끝나기 전에 타석에 들어오지 않거나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최소 한발을 타석 안에 두지 않은 경우에 주심은 투수에게 투구를 지시한 후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도록 되어 있는데, 지나친 과속이 아닌가 싶다. 해석에 따르면 실제 투수가 투구를 하지 않더라도 주심은 투구를 지시하고 무조건 바로 스트라이크 선언을 하도록 되어 있다. 타자의 룰 위반의 책임 정도에 비추어 지나친 감이 없진 않다. 주심이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지 않더라도 투수에게 투구를 지시하고 투수의 투구에 대해 볼 아니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하도록 하면 어떨까 싶다. 타자는 주심의 투수 투구 지시를 들으면 타석에 들어갈 수 밖에 없고 그렇다면 최소한 그에게 타격의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형평성에도 맞을 것 같다.



<필/자/소/개>
필자는 중학교 시절까지 운동선수였는데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법조인의 인생을 살고 있다. 대학원에서 스포츠경영을 공부하였고 개인적‧직업적으로 스포츠‧엔터테인먼트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 스포츠‧엔터테인먼트와 문화의 보편적 가치에 따른 제도적 발전을 바라고 있다. 그런 바람을 칼럼에 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