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트렌드] 야심만만하게 출범한 `야구월드컵` 잘될까
야구가 축구 같은 '글로벌 스포츠'로 도약할 수 있을까.
국제축구연맹(FIFA)이 빚어낸 최고의 걸작 월드컵이 지구촌을 열광시킬 때마다 야구 마니아들은 한 가지 고민에 사로잡혀야 했다. '야구 역시 축구처럼 국제대회를 통해 글로벌 스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다.
'축구황제' 펠레(브라질), '악동'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기록의 사나이'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이 선보이는 화려한 발재간에 전 세계 사람들 시선이 집중될 때 야구는 한국, 미국,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만 인기 있는 스포츠에 만족해야 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서 축구 스타를 광고 모델로 활용하는 경우는 있어도 야구 스타가 모델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만 봐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야구의 위상이 얼마나 초라한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야구의 '수모'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야구는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는 굴욕까지 맛봤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인기 종목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는 축구와 비교하면 야구의 위상은 더욱 초라해진다.
글로벌 스포츠로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 때문일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과 일본야구기구(NPB)가 지난 1월 '2015 프리미어 12'라는 칼을 빼들었다. 한국, 미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등 야구 강국 12개국이 오는 11월 8일부터 21일까지 일본과 대만 등지에 모여 최강국을 가리는 대회를 개최한다는 것. WBSC와 NPB는 2011년을 끝으로 개최되지 않고 있는 야구월드컵을 대체할 대회로 만든다는 야심 찬 각오까지 밝혔다.
한국 역시 착실하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초대 프리미어 12 감독'에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김 감독이 다시 한 번 지휘봉을 잡으면서 팬들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회 예선에서 B조에 포함된 한국은 11월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일본과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11일부터는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미국 등 야구 강호들과 예선 라운드를 치른다.
출전국 면면만 놓고 보면 WBC나 올림픽 이상의 대회로 평가받아도 손색이 없다. 문제는 '흥행'이다.
프로선수들이 출전하는 국제 대회가 열릴 때마다 해당 종목 국제연맹과 프로리그는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다. 어떻게든 유명 스타를 출전시키려는 국제연맹과 자신들의 선수를 보호하려는 프로리그의 보이지 않는 대결은 실제 경기 이상으로 팽팽하다.
야구의 경우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출전해야 흥행을 장담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으면 '반쪽 대회'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11월 열릴 '프리미어 12'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다. 프로선수 강제 출전 조항이 없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를 포함한 각국 프로선수 출전을 어떻게 유도하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6300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