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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게임 유치 기쁨은 잠시…줄줄이 빚더미에 앉은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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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시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얻지 못하고 올림픽 유치 중단을 선언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빅게임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은 빚더미에 오르며 '승자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아시안게임을 치른 후 재정 후폭풍에 휩싸인 인천과 포뮬러원(F1) 대회를 개최한 전남 영암, 엑스포 유치 증후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남 여수 등이 대표적이다. 스포츠를 통해 업적을 남기려는 단체장들 욕심에 '반짝 특수'를 기대한 시민들이 가세한 결과는 참담했다. 이들 도시는 가뜩이나 어려운 곳간 사정에 무리한 사업으로 재정난이 겹치며 신규 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위기에 처했다.

인천은 불과 보름 만에 끝난 아시안게임으로 큰 내상을 입었다. 시 당국은 경기장, 도로 등 기반시설에 예산 1조6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를 위해 지방채를 발행해 무려 1조600억원에 달하는 빚을 냈다.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 몫으로 돌아왔다. 인천시는 현재 매년 원리금 1500억~2000억원을 갚고 있다. 2018~2019년엔 갚아야 할 금액이 5000억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돼 다른 사업 계획은 세우지도 못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채 부담과 선거 때마다 나오는 복지정책으로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신경기장 16곳과 소규모 체육시설 등 35개 시설을 관리하는 데 연간 315억원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수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시설 임대·대관, 용지 대부 등으로 예상되는 수입은 130억원에 그친다. 인천시 채무비율은 2013년 35.7%에서 2014년 37.6%로 대회 이후인 올해 1분기에는 39.9%로 점차 악화하고 있다.

전남이 단일 사업으로 역대 최대 규모 예산을 쏟아부어 개최한 2010년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도 거대한 빚만 남긴 실패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남도는 2009년부터 F1 경기장 건립과 대회 개최 비용 등으로 예산 8752억원을 썼다. F1 경기장에 4285억원, 대회 개최 비용으로 4467억원이 들었다.

하지만 첫 대회가 열린 2010년부터 대회 개최와 경기장 임대 등을 통해 얻은 수익은 1185억원에 불과하다. 재정 자립도가 18.9%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전남도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돈이다.

전남은 2010년부터 7년간 대회를 열기 위해 F1 조직위원회와 F1 매니지먼트(FOM) 측과 계약을 했지만 지난 2년간 재정난으로 결국 대회를 중단했다. 전남은 2006년 대회 유치 당시 7년간 생산유발 효과 1조4070억원, 소득 유발 효과 3518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F1'은 결국 빚만 남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012년 엑스포를 개최한 여수도 예외가 아니다. 여수시와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은 행사가 끝난 뒤 용지 매각과 입장료 수익으로 정부가 투자한 돈 4800억원을 갚을 계획이었지만 용지 매각이 3년째 겉돌며 나랏돈을 아직 갚지 못하고 있다.

애초 용지를 매각해 돈을 갚겠다는 막연한 계획만으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 결과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기대했던 입장료 수익은 공짜표 남발로 거꾸로 1400억원 적자를 봤다.

엑스포 행사 당시 20여 개에 달했던 여수엑스포 박람회장 내 전시관과 시설물도 절반 이상 철거돼 8개만 남았다. 재단이 주차장 운영과 매점 등 직영사업을 통해 지난해 48억원 수익을 냈지만 정부출연금 80억원이 없었다면 남아 있는 시설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이 힘들었다. 정부출연금은 매년 감소할 예정이어서 여수시 부담은 점점 커지게 된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방정부가 단체장 등 홍보 수단으로 무리하게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등 허세를 부린 측면이 많았다"며 "근본적으로는 이 같은 정치스포츠 이벤트에 결국 국민 세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앞선 시민의식이 정착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여는 강원도 평창도 지금부터 대회 활용 후 시설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스포츠 부작용이 커지자 최근 일각에서는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달 유니버시아드(U대회)를 치른 광주는 대회 운영 경기장(69곳) 중 4곳만 신·증축하고 나머지는 종전 시설을 활용해 거품을 뺐다. 선수촌은 노후 아파트를 재건축해 활용한 뒤 대회 이후 주민들이 입주하도록 했고 개·폐막식 행사 용품은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에서 물려받아 썼다. 이를 통해 시설비(4683억원→3338억원)를 당초 예상보다 1345억원 깎았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종전 시설을 활용해 혈세 투입을 최소화하는 '짠물 경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72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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