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현장Q] 해외로 넓게 멘토링으로 깊게, '다섯돌' 스포츠산업 잡페어 희망을 보았다
광폭 진화와 과제...해외취업관-멘토링관, 채용-정보관 구분 호평 속 프로구단 부족-피트니스 편중 해결해야
[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200자 Tip!] 창조경제.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 가치로 두고 새로운 부가가치, 일자리,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경제를 뜻한다. 스포츠도 그 첨병이 될 수 있고, 돼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 한국스포츠산업협회,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한 국내 유일의 스포츠산업 채용박람회 '스포츠산업 잡페어'가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1만 5000명의 구직자들이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를 찾았다. 양적, 질적으로 몰라보게 성장한 '스포츠산업 잡페어 2015' 현장을 따라잡았다.

[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오전 9시 50분, 개막 10분 전부터 전시장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방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올라온 대학생들에게 스포츠 기업들이 한데 모인 행사는 무척 소중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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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5회 스포츠산업 잡페어에는 1만 5000명의 구직 희망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도권 대학은 말할 것도 없다. 영남, 호남, 충청, 강원 전국 각지 67개 학교 95개 학부생들이 업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강남을 찾았다. 곧 사회로 나가야 하는 3,4학년들은 정보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부스 곳곳을 누볐고 1,2학년들은 상담사들과 눈을 맞추며 미래를 고민했다.

스포츠산업 잡페어가 어느덧 다섯돌을 맞았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와 한국스포츠개발원은 지난 4년간 받은 따끔한 질책들을 가슴 깊이 새기고 행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제는 ‘취업 박람회’다운 태가 제법 났다.

 

 

◆ 주최측의 야심작, '원더풀' 해외 취업관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이들이 영문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달고 있다. 긴장 가득한 표정으로 연신 물을 들이키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훑는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면 외국인 인사담당자와 마주해 영어로 인터뷰를 갖는다. 지난해 잡페어에선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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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아티아 축구클럽 NHK 세게스타의 이고르 크르노브리니 면접관(왼쪽). 해외 취업관은 주최측이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야심작이다.


해외 취업관, 주최측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 미국, 중국, 일본, 호주, 크로아티아, 브라질 등 13개국 20개 기업이 한국의 인재를 채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메이저리그(MLB) 명문구단 보스턴 레드삭스도 1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부스를 차리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스포츠 에이전시 면접을 마치고 나온 채종화(24·인천대 체육학과) 씨는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다녀온 후 스포츠산업 현장에서 뛰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해외 채용관을 통해 박람회의 퀄리티가 한결 높아진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260여명의 지원자들이 면접을 봤다. 행사장 입구에는 사전등록을 통해 면접 시간을 예약한 이들의 이름이 오른 표가 보였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정군식 사무총장은 “1000여명이 지원했다. 이미 두 차례 걸러진 이들이 인터뷰 기회를 가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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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를 비롯 13개국 20개 기업이 부스를 차리고 한국의 인재를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자기소개서를 훑으며 면접을 기다리고 있는 구직자.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 한남희 부회장은 “1회 때 500명 미만이던 사전등록자 수가 대폭 증가해 3000명에 달했다”며 “사전등록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기업 입장에서는 양질의 인터뷰가 가능해진다. 궁극적인 목표는 잡페어가 최종 면접 현장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 구직자-실무자 소통의 장, 멘토링관 

“본인만의 캐릭터를 잡아야 해요. 면접, 자기소개서에 자신만의 색깔을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마케팅하고 싶어요’가 아니라 자신이 명확하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하세요.”

세마스포츠마케팅에서 대회운영, 기획 업무를 맡고 있는 김현중 플래너는 1시간 20분씩 두 차례에 걸쳐 열변을 토했다. KBS 송재혁 팀장, 지쎈 류택형 상무, 키카 박선재 팀장 등 화려한 라인업이 연사로 나선 취업선배 멘토링관과 직업 멘토링관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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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송재혁 스포츠기자를 비롯해 팀장급 4인이 멘토로 나서 학생들에게 스포츠직업의 세계란 주제로 강의를 했다.


일 잘하기로 소문난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에서 홍보 업무를 하고 있는 박중언 과장은 “몇년 전 내 모습이 떠오른다”며 조만간 업계 후배가 될 이들에게 애정을 담은 조언을 건넸다. 질문이 쏟아졌고 박 과장은 최선을 다해 답변했다. 구직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시간이었다.

임근아(24·한양대 광고홍보학부) 씨는 “구단 프런트를 만나는 것 자체가 힘든데 실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작은 규모로 진행돼 더 솔직하셨던 것 같다. 일반적인 기업의 홍보팀과 야구단 홍보팀의 차이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간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 김정은 대리는 “사원·대리급 직원들과 팀장급 직원들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취업선배 멘토링관과 직업 멘토링관 둘로 나눴다”며 “새로 시도해본 프로그램의 호응이 괜찮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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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마스포츠마케팅의 김현중 플래너는 멘토링을 통해 "본인만의 캐릭터를 잡아라"고 강조했다.

◆ 채용관-정보관 구분, 구직자 피드백 귀 기울인 증거 

“채용도 안하는데 왜 나왔대?” “잡페어? 기대 크게 하지 말고 가.”

지난 4회를 통해 나왔던 가장 큰 불만이다. 일자리 하나가 소중한 이들은 기업들의 “당장은 채용 계획이 없다”란 소리에 매번 실망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한국스포츠개발원 조용주 주임은 “구직자들의 반응에 귀를 기울였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채용관, 정보관을 확실하게 구분했다”고 밝혔다.

국민체육진흥공단, KBO, 한국프로축구연맹, 넥센 히어로즈, 골프존 등은 “당장은 채용 계획이 없다”고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이들은 붉은 띠를 두르고 정보관에 자리했다. 취업을 원하는 이들은 푸른 띠의 채용관을 찾아 이력서를 제출했다. 구직자들은 더 이상 실망할 필요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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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회 스포츠산업 잡페어는 채용관과 정보관이 구분돼 구직자들의 혼란을 방지했다.


아디다스코리아의 입점도 시선을 끌었다. 세계적인 기업이 5회 만에 등장한 것 자체가 잡페어의 가치를 높이는 일. 김정은 대리는 “아디다스는 과장급 인력을 원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채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아디다스를 통해 추후 이름 있는 브랜드를 섭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창업관 컨설팅 부스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같은 이름의 코너는 사실상 구색 갖추기용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교수, 창업 전문가들이 자리해 실질적인 조언을 건넸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이수현 주임은 “아이디어를 갖고 오신 분이라면 많은 도움을 받고 가셨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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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에 자리한 푸른색이 채용을 위해 참가한 채용관, 오른쪽의 붉은색이 채용 계획이 없는 정보관이다.


◆ 시기-장소 “9월, 코엑스 고정 노력” 

코엑스서 열린 잡페어는 처음이다. 접근성 면에서는 가장 좋은 장소. 지난해 잡페어는 인천 아시안게임으로 밀려 11월 aT센터에서 열렸다. 2012년 2회 잡페어는 3월 aT센터에서, 2011년 초대 잡페어는 11월 학여울 SETEC에서 개최됐다.

들쭉날쭉한 장소, 시기 문제는 개선될 수 있을까. 한남희 부회장과 정군식 총장은 “9월, 코엑스로 고정하려 한다”고 입을 모았다. 쉽지는 않다. MICE산업의 메카 코엑스 행사는 1년 전부터 예약이 들어차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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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개 학교, 95개 학부생이 스포츠산업 잡페어를 찾았다. 행사 시작 전 사전 설문조사에 응하고 있는 학생들.


채용 비중이 피트니스 분야에 편중된 점은 여전한 과제다. 피트니스 상담원(FC), 트레이너 등의 경우 비체육 전공자들에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시선을 잡은 블랙야크, 화승, 코베아 등 대중들에게 친숙한 아웃도어 기업이 빠진 것도 아쉽다.

프로스포츠 팀은 야구단 넥센 히어로즈, 배구단 삼성화재 블루팡스가 전부였다.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FC 서울, 서울 이랜드 FC,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등 잡페어에 무게감을 더했던 구단들이 이번에는 빠졌다. 시즌 막판, 개막 직전인 탓일 터. 그래도 구직자들은 그들을 많이 보고파 했다.

 

[취재 후기] 5세 아이는 줄넘기를 할 수 있다. 혼자 옷을 입고 벗을 수도 있다. 5년간 잡페어를 유심히 지켜봐왔다. 걸음마를 떼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한 해 한 해가 다르다. 한국스포츠개발원, 한국스포츠산업협회가 일을 열심히 한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2013년 10월까지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로 일했다. 스포츠가 창조경제의 선봉장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아직 갈길은 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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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가운데)을 비롯한 내빈들이 스포츠산업 잡페어 2015 개막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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