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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이것이 창조관광, 스포츠라고 유커 못 만들까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펜웨이 파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숨결이 살아있는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의 홈구장 유나이티드 센터.


스포츠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유명 랜드마크들이다.


누군가는 스포츠를 테마로 한 여행을 떠난다. 프로스포츠 천국인 미국과 유럽은 이렇게 스포츠관광이 발달돼 있다. 관람스포츠뿐이 아니다. 참여스포츠도 마찬가지. 많은 이들이 골프를 치러 태국으로, 해양스포츠를 즐기러 프랑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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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13회 서울국제스포츠산업포럼에서 '스포츠를 통한 창조관광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는 동양대 조현재 석좌교수(왼쪽부터), 카플라니도 플로리다대 교수, 무로이 대표, 아스타 클라이페다대 교수, 황황 중국관광아카데미 전임연구원, 최자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사진=한국스포츠산업협회 제공]

한국의 스포츠관광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라는 단어가 통용되고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스포츠는 관광과 연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외국인이 KBO리그나 K리그 관람을 여행의 주목적으로 삼고 한국을 방문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제레저스포츠박람회 스포엑스(SPOEX)와 연계돼 개최된 제13회 서울국제스포츠산업포럼 및 제98회 스포츠산업포럼의 타이틀은 ‘스포츠를 통한 창조관광 활성화 방안’이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리투아니아 등 5개국의 스포츠관광 전문가들을 섭외해 알찬 의견들을 들었다.  


◆ ‘지한파’ 야구인 무로이, “고척 스카이돔, 적극 활용하라”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은 연사는 무로이 마사야 스트라이크존 대표였다. 그는 일본 닛칸스포츠 칼럼니스트로 2004년부터 12년 연속 한국프로야구 관전가이드를 출판한 ‘지한파’ 일본 야구인이다.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KBO리그 경기 관전 투어 프로그램도 13년째 해오고 있다. 스포츠조선에도 칼럼을 연재하는 등 한국 야구팬과 매우 친숙하다.  


무로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개장한 한국 최초의 돔구장 고척 스카이돔을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규모가 1만8076석에 불과하고 좌석간 통로가 좁고 입지에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기후 영향 없이 1만명 이상 모이는 이벤트가 6개월간 72경기나 열리는 것”이라며 “이는 KBO리그의 관광상품화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인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한국 프로야구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특징적인 응원문화, 일본과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며 “여행사들은 우천취소가 없는 이점을 적극 활용해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KBO리그 투어 상품을 판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오모리시를 예로 들었다. 혼슈 끝에 자리한 아오모리는 프로구단이 없어 야구를 보러 가려면 훗카이도로 253㎞, 수도권으로 577㎞를 움직여야 한다. 무로이 대표는 “야구를 사랑하는 아오모리현 거주자에겐 한국 여행이 충분히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 무로이 대표는 △ 외국인의 경우 티켓판매 업체에 회원 등록을 할 수 없는 점 △ 결제 방법이 한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에 한정되고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해 호평을 받았다.  


무로이 대표는 “2017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개최된다. 지난해 프리미어 12 초대 우승국인 야구강국 한국이 미래를 내다보고 KBO리그를 국제 관광상품으로 만들 방안을 강구해 성공해기를 바란다”는 애정어린 조언을 건네 큰 박수를 받았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제13회 서울국제스포츠산업포럼 및 제98회 스포츠산업포럼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보다 더 중요한 것, 지속가능 성장

올림픽의 브랜드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 철저한 계획 없이 무턱대고 유치했다 빚더미에 허덕이는 도시들을 적잖이 봐왔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불과 2년 앞둔 한국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사후 관리를 통한 스포츠 관광지 조성.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의 최우선 미션이다.


미국 플로리다대 키리아스키 카플라니도 교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0년 어젠다로 올림픽 유산을 남기기 위한 기획과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는 반드시 지속가능한 성과여야 하며 개최도시의 유산을 장기적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산업 전체의 비전을 높일 수 있도록 스포츠 행사의 유산을 남기려는 노력, 장기적인 관리 계획이 필요하다”며 “행사 이미지와 목적지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관중들에게 풍부한 경험을 부여하고 지역사회의 개발 목표와 스포츠 행사 개발을 연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김기홍 사무차장은 “캐나다 밴쿠버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인 리치몬드 오벌은 종합레포츠센터로 변모해 연간 23억 원의 수익을 내는 복덩이로 변모했다”는 예를 들며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을 넘어 이후를 고려한 완벽한 대회 준비를 통해 세계인의 가슴 속에 평창, 나아가 대한민국을 남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평창조직위는 관동하키센터(아이스하키)를 시민체육시설로, 강릉 아이스아레나 빙상장을 복합문화 스포츠타운으로, 강릉 컬링센터는 시민 종합체육관 또는 빙상장으로, 보광 스노경기장은 기존 스키장과 연계하는 쪽으로,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는 국가대표 선수 훈련장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정선 알파인경기장과 강릉하키센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은 민자유치 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기홍 사무차장은 “2018 평창을 시작으로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동북아 3국이 연달아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한다”며 “상호협력을 통한 한중일 올림픽 로드 구축 등 관광벨트화를 추진할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제13회 서울국제스포츠산업포럼의 주제는 스포츠를 통한 창조관광 활성화 방안이다. [스포츠Q 최대성 기자]

◆ 중국인 마음(中心)을 잡아라  

중국의 스포츠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스포츠산업의 규모가 3조 위안(567조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한국에게도 큰 기회다. 레저활동, 스포츠 관람의 비중이 높아지면 중국의 ‘큰손’들이 스포츠관광을 위해 해외로 뻗어나갈 가능성도 커진다.


중국 관광아카데미의 황황 전임연구원은 “해외여행 계획을 갖고 있는 중국인의 숫자는 2016년 1억 3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1000만명 증가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비자 요건을 완화한 덕분에 한국은 중국 관광객들이 찾는 인기 여행지로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는 대부분이 쇼핑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지만 이는 지속가능한, 장기 관광 상품이 될 수 없다”며 “중국 관광 시장은 여행 위주에서 레저와 레크리에이션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국이 보다 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독특한 스포츠관광 상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최자은 부연구위원은 “윔블던 테니스 하면 영국 런던, 투우 하면 스페인 세비야가 떠오르지 않나. 가치를 부여한 스포츠 이벤트로 지역 이미지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며 “아직 한국은 관광과 스포츠를 개별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짙다. 둘을 융합해 지역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관광 영역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 중국의 황황 연구원은 "한국이 보다 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독특한 스포츠관광 상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스포츠산업협회 제공]

최 위원은 스포츠팬이 아닌 이들을 스포츠관광객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 유년기 시절부터 신체활동과 친밀해지기 △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 사직의 주황색 봉지 응원같은 관람스포츠의 흥미로운 요소 △ 소치 올림픽의 컬링처럼 미디어가 주목도를 높여 해석을 도울 것 등을 제안했다.


        

리투아니아 클라이페다대 아스타 살카오스키네 교수는 “청소년들의 신체활동이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스포츠관광이 있다”며 “자전거, 도보, 수상, 겨울스포츠 투어 등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도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사회성, 진취성,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는데 스포츠관광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취재 후기] 지난 17일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2014년 41조인 스포츠산업 내수시장을 2017년까지 50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정부의 창조경제 기조에 첨병으로 앞장선 스포츠산업이 해외 관광객까지 유치할 수 있다면 보다 쉽게, 훨씬 빨리 덩치를 불릴 수 있다. 한국은 숱한 메가스포츠이벤트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인프라를 얻었다. 흥이 많은 한국인은 특유의 응원문화도 갖고 있다. 스포츠관광. 아직 걸음마 수준이긴 하지만 분명 밝은 미래가 보이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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