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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에 대한 김창호 한국스포츠산업협회의 사무총장겸 부회장의 의견 발췌>

김창호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사무총장은 “국내 스포츠산업의 열악한 환경을 감안할 때 아시안게임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참여 비중을 낮추고 국내 관련 업체들 간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토종 브랜드의 아시아권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5월말 송영길 인천시장이 국비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반납도 고려하겠다고 엄포를 놓은지 60여일 만이다.

때로는 불편한 진실이 해답의 지름길이 되기도 하는 법. 코앞으로 다가온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아보자.

●국고지원 안되면… 아시안게임 반납하겠다?

22일 선진통일당 김영주 의원실에 따르면 인천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1조5천억 원 규모의 지방채로 재원을 충당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인천시는 이미 2012년까지 7천3백5십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했고 2013년 5천5백6십억 원, 2014년 2천2백8십억 원 등 총 4년 동안 1조5천1백9십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 할 예정이다.

김영주 의원은 “인천시의 방만한 사업 남발이 재정파탄을 야기했고 국가 사업인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라며 “1조5천억 원의 지방채는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스포츠관례상 경쟁 유치를 통해 결정된 개최지의 반납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더욱이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큰 이유라면 더욱 그렇다.

개최지 반납은 도시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국가 브랜드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탓에 유치보다 더 곤욕스러운 일을 경험하게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사실상 반납은 불가능한 일. 정부도 알고 인천시도 인지하고 있는 문제를 결국 지역사회와 체육계를 상대로 반납 할 수 없고 반납해서도 안 되는 사안에 대해 불필요한 소모전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따져봐야 할 때이다.

●인천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 높이겠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지난주 개·폐막식 등이 포함된 대행사 입찰공모에서 곤욕을 치렀다. 지역 내 업체의 입찰 참여에 대한 배려에 인색했기 때문이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대구시의 경우 개·폐막식을 운영 할 대행사 선정에 지역업체가 40%까지 참여 할 수 있도록 했다. 별도의 입찰 규정을 만들어 적용한 결과다.

대형 이벤트라고 하더라도 대형 기획사 단독으로 치를 수 없다는 것은 보편적인 상식이다. 때문에 보통의 경우 이러한 이유로 책임과 권한을 가진 대형기획사와 지역 내 크고 작은 관련 업체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한다.

물론 위법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모든 업체가 공정한 기준의 경쟁이 불가능 하다는 이유다. 하지만 지역업체의 컨소시엄 등을 공통의무사항으로 적용해 가산 점을 부여했다면 간단히 해결됐을 문제였다.

최근 조직위가 모집중인 것으로 알려진 의류스폰서와 공인구 선정 등도 논란거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승적 차원의 자국 브랜드에 대한 혜택이나 국민정서 등은 고려치 않을 것 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공인구의 경우 순수 국내 기술로 국제 규격에 맞는 공인을 득한 업체만 5개 가량이다. 이중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다른 나라에서 열렸던 대회에서도 공인구 채택이 당연시 됐던 브랜드만 3개이며 축구, 농구, 배구, 테니스 등 제품 가지 수 만도 10종 이상이다.

김창호 한국스포츠산업협회 사무총장은 “국내 스포츠산업의 열악한 환경을 감안할 때 아시안게임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참여 비중을 낮추고 국내 관련 업체들 간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토종 브랜드의 아시아권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시안게임은 월드컵과 올림픽, F1 등 메가 이벤트에 비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스폰서십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그 실효성을 따져볼 때 국가 차원의 산업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인구 선정을 앞두고 낫소, 스타, 키카 등 토종브랜드들은 불안하다. 홈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을 대비해 국제규격에 대한 공인구 투자에 박차를 가했건만,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의 자금력에 밀려 닭 쫓던 개 지붕 바라보는 꼴이 될까 노심초사이다.

복수의 업계 전문가는 순수 국내 기술의 세계 공인까지 갖춘 중견 토종 기업들조차 적자 운영을 명분으로 단기 이익만 강조하는 조직위에 명함을 내밀기 란 쉽지 않을 것 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수개월째 공무원 급여가 ‘반 토막’으로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천시 재정만 놓고 볼 때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 대목이다.

인천시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인천시의 포부대로라면 다양한 이벤트 예산에 대한 지역업체 참여와 국내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한 대승적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막대한 하드웨어 투자… 국민참여 자연히 높아진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은 1974년 테헤란(이란)대회 이후 32년 만에 중동에서 열렸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운 도하는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2016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고 두바이를 제치고 중동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꿈꿨다.

스포츠 불모지인 도하에 28억 달러를 아낌없이 투자해 IT, 교통 등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세계 최고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아스파이어돔, 높이 300m가 넘는 성화대, 각종 최신 경기장, 화려한 골프코스 등을 건설했다.

하지만 다국적 외국인들 손에 맡긴 운영은 엉성하기만 했고 대회기간 내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에 대한 과도한 운영대행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전문가들은 재주는 아시아가 넘고, 돈은 유럽, 미국, 호주가 챙긴다고 지적했다.

대회 운영의 대부분은 글로벌 기업들이 아웃소싱으로 도맡았고 자국 브랜드를 배제한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의 격전장으로 변해버린 자국 대회에 국민들의 관심은 싸늘할 수 밖에 없었다.

화려한 하드웨어 뒤에 초라한 성적표는 텅 빈 관중석에서 그대로 드러났고 40억 명이 시청한다는 중계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송출됐다. 학생들을 동원해 억지로 채운 관중석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해법은 하드웨어가 아니라고 조언한다. 지역민과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스포츠산업 발전에 기여 할 수 있는 세심한 배려와 다양한 형태의 자발적 참여를 높이는 길 만이 성공을 위한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막대한 하드웨어 투자에 대한 역할 분담을 놓고 씨름하는 사이 정작 관람석을 채워 줄 지역민과 국민들, 스포츠산업 관계자들 입에서는 한 숨만 나온다.

이것이 지금이라도 인천시와 조직위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준비과정 전반에 걸쳐 꼼꼼히 짚어봐야 하는 이유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스포츠레저팀 보도자료 jw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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